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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바람의 언덕 & 외도 보타니아 여행기

by 당만 2025.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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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거제도는 섬 특유의 청량한 바다 풍경과 부드러운 바람,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바로 바람의 언덕외도 보타니아다. 이 두 곳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함께 여행하면 마치 한 편의 그림 같은 하루를 완성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에서 시작해 외도 보타니아까지 이어진 이번 여행은, 내게 ‘쉼’이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알려주었다.

 

거제 바람의 언덕 & 외도 보타니아 여행기

거제 바람의 언덕에서 마주한 푸른 수평선

거제 바람의 언덕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끝없이 펼쳐진 바다였다. 눈앞 가득 차오르는 푸른빛의 수평선 위로 바람이 밀려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흩날렸다. 언덕 아래에서는 하얀 포말이 터지며 바위를 두드리고, 그 위로 갈매기들이 유유히 날아다녔다.

언덕 위 풍차는 이곳의 상징과도 같다. 파란 하늘과 맞닿아 서 있는 풍차 옆에 서니 마치 한 폭의 동화 속 장면에 들어온 듯했다. 여행객들은 풍차 아래서 각자의 포즈로 사진을 남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나 또한 삼각대를 세워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으며 잠시 숨을 고르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분함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바람의 언덕은 이름 그대로 바람이 늘 부는 곳이라, 여름에도 한낮 햇빛이 뜨거울 때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바람이 꽤 매섭게 불어 두툼한 외투가 꼭 필요하다. 사계절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내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시기는 봄과 가을이다. 봄에는 언덕 아래 유채꽃이 만개해 노란 물결이 일고, 가을에는 억새가 은빛으로 반짝이며 바람에 흔들린다.

외도 보타니아의 이국적인 정원 속으로

바람의 언덕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달려 도착한 도장포항에서는 외도행 유람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파란 바다 위를 가르며 달리는 배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는 기분은 상쾌함 그 자체였다. 바다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저 멀리 보이는 외도의 실루엣이 점점 또렷해졌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꽃향기였다.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색의 꽃들이 줄지어 피어 있었고, 열대 식물을 연상케 하는 야자수와 선인장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외도 보타니아는 한 부부가 수십 년에 걸쳐 가꿔온 식물원으로, 지금은 수백 종의 식물과 꽃들이 사계절 내내 화려하게 피어난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곳곳에 놓인 조각상과 분수를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정원의 끝자락에 있는 전망대에 서면, 거제 바다와 한려수도의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었는데, 그 순간에는 세상의 소음이 모두 멀어지고, 오직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만이 들리는 듯했다.

바람의 언덕 & 외도 여행 동선과 팁

두 곳을 하루 일정으로 여행하려면 약간의 계획이 필요하다.
먼저 아침 일찍 바람의 언덕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전 시간에는 비교적 한적하고, 햇살도 부드럽기 때문에 사진 촬영하기에 좋다. 언덕을 산책한 뒤 근처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간단히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점심 무렵 도장포항으로 이동하면 된다.

외도 보타니아는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야 하므로 유람선 출항 시간과 날씨를 꼭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배는 대체로 30분 간격으로 출항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운항이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도에 도착하면 관람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준비하면 좋은 것들

  • 편한 운동화(섬 내부는 계단과 오르막이 많다)
  • 햇볕 차단용 모자, 선크림
  • 가벼운 간식과 물
  • 카메라 또는 휴대폰 삼각대
  • 멀미가 있는 경우 유람선용 멀미약

이 정도만 준비해도 하루 일정이 훨씬 수월하고 즐거워진다.

남해 바다에서 얻은 작은 쉼표

이번 여행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건 ‘여유’였다.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 생활 속에서는 언제나 시계를 확인하며 움직이지만, 바람의 언덕과 외도 보타니아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냥 걷고, 바다를 보고,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특히 외도 보타니아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석양은 평생 기억에 남을 장면이었다. 낮게 기운 햇살이 바다 위에 금빛으로 번지며, 바람의 언덕 너머로 천천히 넘어가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거제 바람의 언덕과 외도 보타니아는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 속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자연이 있다. 그리고 그 자연은 여행자를 다정하게 품어주며,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 정리하자면

  • 바람의 언덕: 푸른 수평선, 바람개비, 풍차, 사진 명소
  • 외도 보타니아: 이국적인 정원, 꽃과 식물, 전망대에서 보는 남해 바다
  • 여행 팁: 오전엔 바람의 언덕 → 점심 후 외도, 유람선 시간 체크, 편한 복장

 

 

이처럼 자연 속에서의 여유로운 하루는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도시의 소음과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바람과 꽃향기만 가득한 섬에서 보낸 시간은 나 자신에게 주는 가장 따뜻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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