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유럽 여행지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도시는 단연 파리였습니다.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랜드마크들이 가득하고, ‘예술과 낭만의 도시’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죠. 이번 여행은 5박 6일 일정으로 파리를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 여행 준비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한 건 항공권 검색이었습니다. 성수기를 피해 70만 원대 왕복 항공권을 구할 수 있었는데, 직항이 아닌 경유 편이었지만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파리까지 가는 비행시간이 길다 보니 경유지에서 잠깐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숙소는 파리 중심부와 조금 떨어진 몽마르트르 언덕 근처의 게스트하우스로 예약했습니다. 호텔보다는 훨씬 저렴했고, 무엇보다 현지 분위기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파리 지하철(Métro)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환전은 한국에서 일부만 하고, 나머지는 현지 ATM에서 인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프랑스는 카드 사용이 거의 다 가능하지만, 소규모 카페나 시장에서는 현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더군요.
🗓 일정 소개
1일차 – 파리 도착, 에펠탑 야경
저녁 무렵 파리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당연히 에펠탑이었습니다. 멀리서 보던 것과 달리 실제로 눈앞에 서니, 그 거대한 철탑이 뿜어내는 존재감에 압도당했습니다. 밤이 되자 반짝이는 조명이 켜졌고, 매 정각마다 몇 분 동안 반짝이는 불빛이 춤추듯 번쩍이는데, 주변 사람들이 모두 휴대폰을 꺼내들 정도로 장관이었습니다.
근처에서 간단히 크레페와 와인을 사서 앉아 에펠탑을 바라보며 여행의 시작을 실감했습니다.
2일 차 – 루브르 박물관, 튈르리 정원
둘째 날은 아침부터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루브르는 단순히 박물관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예술 도시 같았습니다.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같은 명작들을 직접 보니 “정말 내가 파리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튈르리 정원을 거닐었습니다. 햇살 좋은 오후,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니 파리 사람들의 여유로운 일상이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녁은 근처 작은 비스트로에서 프랑스 전통 요리를 맛봤습니다. 양파수프와 에스카르고(달팽이 요리)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파리에 왔으니 한 번쯤 경험해 보자”는 마음으로 먹어봤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3일 차 – 몽마르트르 언덕과 사크레쾨르 대성당
셋째 날은 예술가들의 거리로 유명한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고, 거리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올라가니 파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습니다. 에펠탑과는 또 다른 뷰였고, 파리의 지붕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영화 속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녁에는 몽마르트르 근처의 작은 재즈 바에 들러 현지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파리의 밤은 단순히 화려한 조명만이 아니라, 음악과 사람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진짜 낭만이 느껴졌습니다.
4일 차 – 베르사유 궁전
넷째 날은 파리 근교의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했습니다. 기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유럽 여행을 한다면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궁전 내부의 화려함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거울의 방은 빛과 장식이 어우러져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정원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었고, 분수와 조각들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둘러봐도 부족할 정도로 방대한 규모였죠.
베르사유를 거닐다 보니 역사 속 왕과 왕비들이 실제로 이곳에서 생활했을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화려함 뒤에 감춰진 프랑스혁명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여행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역사 공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5일 차 – 노트르담 대성당과 센강 유람선
다섯째 날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찾았습니다. 화재로 인해 일부가 복구 중이었지만, 그 웅장한 고딕 양식 건축물은 여전히 압도적이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신비롭고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대성당을 본 뒤에는 세느강 유람선을 탔습니다. 배 위에서 바라본 파리의 풍경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에펠탑,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 등 파리의 상징들이 차례로 눈앞에 펼쳐졌고,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현지 마트에서 간단히 와인과 치즈를 사서 숙소에서 먹었는데, 이것만으로도 파리 여행의 낭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6일 차 – 마지막 쇼핑과 귀국
마지막 날은 마레 지구와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쇼핑을 했습니다. 마레 지구는 아기자기한 상점과 카페가 많아 산책하기에도 좋았습니다. 기념품으로 에코백과 엽서를 샀는데, 여행의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는 공항으로 이동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 파리 자유여행 꿀팁
- 교통: 10회권 카르네 티켓을 사면 지하철을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소매치기 주의: 관광지에서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가방은 앞에 메는 게 안전합니다.
- 식사: 물가가 비싸니, 점심은 ‘세트 메뉴’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언어: 영어가 통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불어 인사말을 준비하면 훨씬 친절한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일정: 유명 명소는 오전 일찍 가야 사람이 덜 붐빕니다.
📝 여행을 마치며
이번 파리 자유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제가 꿈꾸던 유럽의 낭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에펠탑 앞에서 보낸 밤, 루브르에서 마주한 명화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의 풍경, 베르사유의 화려한 정원까지… 모든 순간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기억에 남습니다.
자유여행이라 힘든 점도 있었습니다. 지하철 노선이 복잡하고, 언어 장벽 때문에 헤맬 때도 있었지만, 그 순간조차도 돌아보면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패키지여행이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우연한 발견들’이 자유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벌써 “다음에는 니스나 프로방스 같은 프랑스 남부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행은 늘 새로운 영감을 주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